슬픔은 언제나 불쑥 손을 내밀었습니다
나는 그것을 분명히 거부하지 못한 채 부동자세로 마주하고 있습니다
그래요 우리는 나약한 인간이었기에, 제 멋대로 엉켜버린 운명의 실타래를
결코 풀어낼 수 없겠지요
당신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
누구도 원망말자고 다독여도 보았습니다
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당신이 참 원망스럽습니다
당신이 내게 남기고 훌쩍 떠나버린 잊혀지지 않을 그 기억들이
나는 원망스럽습니다
당신이 떠난 자리를 헤집고 들어오는 뜨거운 눈물이 붉은 생채기가
나는 또 한없이 원망스럽습니다
나는 아직 아무 것도 준비하지 못했는데 우리의 연緣은 어느새
안녕이라는 짧은 두 글자만 남겨 두었습니다
밤이 깊어 갑니다
이 밤이 지나면 외로운 그 길에 당신을 혼자 두고
나는 돌아서야 합니다
이 말을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
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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